옛날에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끔씩, 엄청 멋진 남자애가 나한테 사귀자고 하면, 나도 잘나가는 무리에 소속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했었다. 그 당시에 뭐가 잘나가는 건지, 누가 멋진 것인지도 잘 몰랐으면서..
그런데 나만 이런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보다. 이런 상상으로 드라마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주인공인 데비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작년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 충격으로 다리를 한동안 쓸 수가 없었는데, 학교에서 잘나가고 잘생긴 남자애를 조금더 가까이서 보겠다고 자기도 모르게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는 기적을 보였다.
그 이후 데비는 이 남자애와 잘 궁리를 24시간 주7회 계속해서 한다. 실행에 옮기려고 몇번이나 시도하고..
어떻게 보면 정말 바보같은 하이틴 미드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하고 발찍한 발상 이야기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가족 중 누구를 잃었을 때의 슬픔, 미국 사회의 인종 차별에 대한 이야기, 미국 이민자들의 삶 등등 많은 문제와 이야기들을 정말 유쾌하게 건들인다. 어떻게 보면 현대판 동화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을 빼고는 모두 다 착하다 ㅎㅎㅎ.. 보고 있으면 주인공 데비가 가장 빌런에 이기적인 아이이다. 대부분 드라마를 이런 식으로 구성하지 않는데, 참 독특하다... 그리고 이 빌런 주인공을 비롯한 모든 캐릭터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에피소들이 지날수록 점차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미국 이민자가 아니고, 미국 생활을 정말 그냥 1년~2년씩 짧게 짧게 하고 돌아가는 사람임에도, 이 곳에 있으면서 미국 사회의 문제점들을 경험하고, 듣고, 읽을 때마다 한국과는 또 다른 문제점들이 보였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정말 유쾌하게, 그리고 정말 잘 구성해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한참 바쁠 때에도 이 드라마 시즌 1 정주행한다고 온종일 넷플 잡고 있다가 정말 제발 좀 일어나라고 남편한테 한소리 들은 적이 있다. 대부분 드라마들이 시즌을 거듭할 수록 지루하거나 김이 새는데 never have i ever은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시즌 2 볼때도 제발 컴퓨터 좀 그만 보라고 또 한 소리 들었다.. ㅎㅎㅎ 머리 속이 복잡하고, 그냥 좀 마음 편하게 뭔가를 보고 싶을 때.. 마음의 힐링이 필요할 때, 이 드라마를 볼 것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