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Past Lives_누군가의 기억을 잠시 보는 느낌의 영화

미드광줄리아 2024. 5. 6. 23:13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뉴욕을 너무 가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미국에 다시 가고 싶은 것인지 뉴욕을 구경하는 느낌의 예고편이 마음에 들어서 보게 된 영화 "Past Lives"!!

 

 

이렇게 호불호 느낌이 없기도 힘든데.. 영화가 나쁘다고 하기에는 괜찮고, 그렇다고 괜찮다고 하기에는 좀 뭔가 남의 일기의 한장을 본 느낌? 굳이 좋은가? 싶은 애매한 영화..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든 생각은 "이 영화를 누구를 타켓층으로 해서 만들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뉴욕을 가보고 싶은 한국인들을 위한 것인가? 한국을 신기해하는 미국인들을 위한 것인가? BEEF처럼 미국 내의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은 것인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까지 영화를 보고 내린 결론은 감독 스스로를 위하여 만들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어릴적 한국에서 서로 좋아하던 남자, 여자 주인공이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20대 때에 스카이프의 방법으로 썸을 타고, 30대에는 서로 그리워서 뉴욕에서 만났다가 서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여자 주인공 결혼, 미국 이민 등)으로 다시 헤어진다는거. 

 

뭐 주변에서도 롱디 연애를 많이한 친구들을 봤고, 나 역시 외국에서 있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뭐 생소하거나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앞에서 말한 것처럼 누군가의 추억을 잠깐 보고 온 느낌. 그게 전부이기 때문에 뭐 특별하게 여운이 남거나 하지는 않았다. 

 

내가 계속해서 그닥 특별한 영화가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이 영화는 그닥 특이한 장면이나 내용이 없기 때문에다. 어린시절 주인들끼리 좋아하는 내용에서는 한국 드라마 회상신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고,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 여자 주인공을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남자주인공의 삶에서는 미국인들이 한국을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모습(계속 삼겹살집에서 소주를 짠하며 고기를 굽는다)이 보인다. 뉴욕에서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도시를 여행하면서 이야기하는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마지막의 여자 주인고의 남편과, 여자 주인공, 남자 주인공이 시간을 나누는 모습은 정말 맨정신으로는 이해가 안되던 오랜된 프랑스 영화를 따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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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한국 관객들을 타겟으로 했으면 어릴적 내용, 20대 때의 내용을 줄이고, 뉴욕 여행에서 많은 장소를 보여주고 서로 미친듯이 사랑하지만 이뤄지지 못한 내용을 강조했으면 좋겠고 

 

만약 미국 관객들을 타겟으로 했으면.. 아 근데.. 솔직이 이 스토리가 미국 사람들한테 먹힐지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미국인이 아닌데.. ㅎㅎㅎ 근데 미국인들에게 외국인과의 사랑 내용이 인기가 있었던 영화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였으니까 오히려 여자 주인공이 한국에 와서 남자 주인공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미국으로 다시 떠나가는 것으로 스토리를 바꿨으면 더 흥행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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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그냥 봐도 괜찮고 안봐도 괜찮은 영화다. 내 글 역시 애매하게 쓰여지고 있는데, 그냥 잔잔하고 미국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보고 싶으면 한 번 봐도 좋을 것 같다. 

 *참 재미있는게, 만약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지금 한국에서 활동하는 감독이라면 서울을 묘사하는 신에 남산 등을 넣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오히려 많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여의도를 중심으로 풍경을 넣거나 남자애들끼리 모이는 장소도 삼겹살집으로 한정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이민을 간 여자 주인공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영화여서, 지금 서울에서 사는 내가 보기에 오히려 한국을 표현하는데 참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아서 그 부분은 흥미로웠다. 

 

+++ 오히려 뉴욕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보다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후기는 다음에...